보도 자료

[특별기고] 차세대 키워드 `친환경 빌딩`

9ㆍ11테러로 붕괴된 미국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자리에 새로 들어설 지상 73층짜리 초고층 빌딩 프리덤타(Freedom Tower).   자유의 여신상이 횃불을 높이 치켜들고 있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 건물이 2011년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빌딩이 탄생하게 된다.

폭력과 테러에 대항하는 뉴욕 시민의 자유정신을 담고 있기도 하다.

프리덤타워에 적용된 안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트러스 공법을 적용한 튼튼한 구조는 물론 유사시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이동 경로에도 각별히 신경썼다.

컴퓨터상에서 실제 상황과 똑같은 조건으로 가상실험을 거듭해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이 재빨리 대피할 수 있게 최적의 동선을 고안한 것이다.

또 공조 시스템에 생화학 필터를 채택해 화재나 생화학무기에 의한 테러 때도 유해 가스가 내부에 퍼지지 않도록 했다.

프리덤타워는 건축사적으로도 족적을 남길 만한 건물이다.

컴퓨터 3차원 그래픽을 활용한 빌딩 정보모델링(BIM) 설계 기법을 도입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 그린빌딩(Green Building)을 탄생시켰다는 데 의의가 크다.

고층 빌딩 설계 역사는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유사 이래 1984년까지 약 2000년 동안은 펜과 종이로 설계하던 도면 시대,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약 20년은 2차원 컴퓨터 지원설계(CAD) 시대로 표현된다.

하지만 지금은 건물도 첨단 3차원 컴퓨터그래픽으로 설계하는 BIM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3차원 설계란 철근 유리 등 건축물에 들어가는 수많은 자재에 대한 정보를 컴퓨터에 상세하게 입력해 실제와 똑같은 건물을 컴퓨터상에서 만들어 보는 기법을 말한다.

외벽 두께, 유리의 광선 투과율 등 각종 정보를 입력하기만 하면 건축물 에너지소비량을 최소화하는 설계안을 만들 수 있다.

사실 월드트레이드센터는 테러로 붕괴됐지만 테러 못지않게 지구촌 환경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존재는 바로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이에 따른 환경파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소비의 주범으로는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주거공간과 대형 빌딩 그리고 대도시를 꼽을 수 있다.

미국 내 에너지 소비량 중 40%를 건물이 차지할 정도로 20세기 주범이었던 자동차를 이미 크게 앞질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도시인 시카고에선 10여 년 전부터 시청청사 등 공공기관을 포함한 대형 건물 지붕에 의무적으로 잔디와 나무를 심고 녹지를 조성하도록 하고 있다.

자연 냉ㆍ난방 효과를 노리기 위한 이른바 그린루프(Green Roof) 정책이다.

또 도심 자투리 땅 등 시내 곳곳에 나무를 심는 그린시티(Green City)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프리덤타워는 이런 에너지 효율과 환경보호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귀감이 될 만하다.

에어컨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빛만 투과하고 열은 차단하는 특수 유리로 외벽을 마감했다.

빌딩 냉ㆍ난방과 화장실 등에 필요한 생활용수는 빗물을 재활용해 쓰도록 했다.

또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자전거 주차공간도 별도로 만들어 교통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도록 신경썼다.

이와 함께 폐열을 발전에 재활용할 수 있는 1.2㎿급 차세대 연료전지 시설을 갖춰 빌딩 내 기계나 전기시설을 가동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설계했다.

9ㆍ11테러 여파로 다시 세워지는 프리덤타워는 친환경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미국 내 대표적인 빌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친환경 빌딩 건설 노력은 미국보다 중국에서 오히려 더욱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적인 건축가 스티븐 홀이 설계한 중국 베이징 복합 주거단지를 들 수 있다.

이 건물은 자연환기, 지열을 이용한 냉ㆍ난방 시스템과 단열 보온은 물론 공기 정화에 기여하는 그린루프를 적용해 지붕에서 논농사까지 지을 수 있다.

그린빌딩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건축 분야에 저명한 장이 중국 칭화대 교수의 호소는 통렬하다.

"서구 문명은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겨울은 따뜻하게, 여름은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에어컨, 난방 시스템 등을 도입해 에너지를 아낌없이 사용해 왔다 . 중국도 최근 경제가 발전하고 부유층이 늘어나면서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 13억 인구가 안락한 생활을 위해 미국이나 유럽인처럼 에너지를 마구 사용한다고 생각해 보라. 아마 세계는 머지않아 붕괴되고 말 것이다 . 그린빌딩은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류가 공존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다 ."

지구촌 사람들 모두가 그린빌딩, 그린시티 운동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필 번스타인 美 예일대 건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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